식물과 동물 사이 우리 밥상의 귀한 보물

이순상 충남 아산연합회 송악지회 새송이버섯 생산자

이순상 생산자는 아산연합회 송악지회에 속해있는 새송이버섯 생산자입니다.
그의 이름을 딴 생산지 ‘리머쉬’는 한살림의 새송이버섯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버섯은 경계에 서 있다.
모양새는 식물에 가깝지만 광합성을 못 하고, 동물처럼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식물보다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동물보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채소처럼 조리하지만, 가만히 씹다보면 고기 맛이 난다.
동물과 식물의 경계에서 양쪽의 특징을 두루 지닌 존재가 바로 버섯이다.”

 


 

마치 버섯 같다. 이순상 생산자와 함께 새송이버섯 생산지를 둘러보며 받은 느낌이다.
1차 농산물인데 키우는 방식이 마치 공산품을 찍어내는 것 같았다.
배지를 담은 병이 층층이 설치된 철제 선반 위에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그랬고, 배양된 액체 종균을 자동화된 방식으로 배지에 접종하는 장면이 그랬다.

가뭄, 폭우 등 자연의 변화에 조응하지 않고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하는 것을 과연 농산물이라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생명의 움틈이, 그것을 위한 생산자의 수고로움이 보였다. 종균을 접종한 병 속에서 균사가 포슬포슬 영그는 모습이, 작은 버섯이 올라오기 시작한 병을 들고 진중한 손놀림으로 버섯을 솎아내는 생산자의 얼굴이 두 눈 가득 들어왔다.

“공장같이 생겼죠? 국내 버섯시장은 거의 산업화되어 있어요.
관행으로 하는 분들을 보면 저보다 서너 배 이상 큰 곳이 수두룩하죠. 버섯 가격이 계속 떨어져서 크게 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거든요.”
그가 하루에 출하하는 새송이버섯은 약 800kg. 그중 1/3만 한살림에 내는데도 한살림 새송이버섯을 홀로 감당할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큰 규모가 아니라고 하니 버섯시장이 얼마나 규모화·산업화되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순상 생산자가 새송이버섯 농사를 시작한 2004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전에는 자동차 정비공장을 했었어요. 아버지가 하던 일을 이어서 하던 것이었는데 몸에 안 맞는 옷처럼 불편했죠. 그러다 찾은 게 새송이버섯이에요. 그때만 해도 키우는 곳이 많지 않고, 값도 꽤 나가서 이거다 싶었죠.” 2000년대 초 인기를 끌기 시작한 새송이버섯은 가격도 높아서 유망한 고소득작물로 꼽혔다. 하지만 이후 규모화되기 시작하며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졌고, 가격폭락은 다시 새송이버섯의 산업화로 이어졌다.

 

한살림이 있어 다행입니다

“새송이버섯을 시작한 지 15년 가까이 되는데 버섯가격은 그때보다도 못해요. 그래도 한살림에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니 다행이죠.” 이순상 생산자는 2007년부터 한살림에 새송이버섯을 공급하고 있다.

인근 푸른들영농조합 생산자들과의 인연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
자기 입으로 ‘공장’이라 표현했지만 그는 ‘공장장’이 아니었다. 버섯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꾸미고 온도와 습도 등을 수시로 챙기는 모습이 여느 한살림 생산자와 다르지 않았다.
갓이 우산 모양이고 조직이 치밀한 상등품만을 고른 뒤 일일이 손질해 소비자 조합원이 공급받은 상태 그대로 요리에 이용할 수 있도록 신경 쓴다는 이순상 생산자. 우리 밥상을 일 년 내내 책임지는 그의 새송이버섯이 참 고맙다.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무농약 넘어 Non-GMO 배지까지

한살림은 무농약 새송이버섯을 공급한다.
“버섯이 균이기 때문에 살균제는 뿌릴 수 없지만 살충제는 많이들 뿌리죠. 버섯파리나 응애 등이 보일 때 약 뿌리면 한 방에 사라지니깐.”
살충제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지만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이상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사람 입에 들어가는 것이니 당연하다”며 담담히 이야기하는 그의 표정에서 고달픈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읽혔다.

요즘에는 조금 더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바로 Non-GMO다.
유기농사의 근본이 땅에 있듯이 버섯농사에서도 종균의 종류보다 버섯을 키워낼 배지가 어떤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순상 생산자는 토양의 역할을 하는 톱밥과 옥수수대, 버섯이 자라는데 필요한 영양분으로 쓰이는 미강·밀기울·대두박, 그리고 산도 조절을 위한 패분 등을 혼합해 배지를 만든다.
오랫동안 야적하며 비를 맞춰 안 좋은 성분을 씻어내린 톱밥과 통영·거제 등의 청정지역에서 나온 굴패각을 가루낸 패분 등 가능한 좋은 재료를 쓰고는 있지만 국내 버섯농가 대부분이 그렇듯이 배지 재료 중 수입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살림은 새송이버섯을 비롯한 모든 버섯을 Non-GMO 배지로 키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대행업체를 통해 Non-GMO 인증 배지 재료 수입 가능성을 살피고 있고, 이순상 생산자도 샘플을 받아 세 번째 시범 생산을 하고 있다. 물론 어려움은 있다.
소규모 농가 단위로 수입하는 터라 안정적인 재료 수급이 쉽지 않고, 기존과 다른 재료로 배지를 만들다 보니 이전만큼 수확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국내에서 Non-GMO 배지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하는 곳이 없는 이유다.

“아직은 시범생산을 위한 샘플조차도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수준이에요.
일 년 내내 생산하는 버섯 특성상 배지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재료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생산 자체가 어렵죠. 재료비가 많이 들고 수확량이 적은 것도 부담이고요.”
배지 재료가 비싼 데다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고, 수확량도 담보할 수 없음에도 Non-GMO 배지 버섯을 생산하고자 하는 이유는 하나. 그것이 생명의 본성에 맞게 버섯을 키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살림답게 자란 새송이버섯을 먹는 즐거움, 머지않았다.

 


 

1. 배지혼합 및 입병
톱밥, 대두박, 패화석 등 배지재료를 적당한 수분과 함께 혼합해 병에 넣는다. 이때 버섯종균이 원활하게 배양될 수 있게 중앙에 구멍을 뚫는다.

 

2. 살균 및 냉각
배지 원료의 잡균과 병 내부의 가스 등을 제거하기 위해 120℃ 정도로 고압살균을 한다.
살균 후 냉각실로 옮겨 접종 적정온도인 20℃ 이하로 냉각한다.

 

3. 종균 접종
접종실에서 액체종균을 병 속에 넣는다.
접종실은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접종자 이외에는 출입을 금한다.

 

4. 배양
접종된 배지를 배양실에 옮긴 후 20~22℃의 온도를 유지하며 종균을 배양한다.
30~35일 정도 지나면 병 전체에 하얀 균사가 퍼진다.

 

5. 균긁기
배양이 완료된 병의 주둥이를 열고 상단부의 노화균 및 잡균을 긁어낸 후 병을 거꾸로 뒤집어 준다.
균긁기로 충격을 받은 균사는 버섯을 피워낸다.

 

6. 생육
균긁기된 배지를 재배사로 옮긴 후 적정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버섯을 발생시킨다.
이후 온도와 습도를 약간 맞춰 15~22일간 생장시킨다.

 

7. 솎음 및 수확
균긁기 후 뒤집어 놓았던 병을 본래대로 뒤집는 과정에서 작은 버섯들을 두 개만 남기고 솎아주는데 이때 솎아낸 버섯은 꼬마새송이버섯, 남아서 크게 자라는 버섯은 새송이버섯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