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충주제천 강제동마을모임

우리동네 한살림

지역을 살리는 귀한 씨앗

 

강제동마을모임에서 뚝딱 만든 무말림무침(200g) 37봉

 

“진짜 장사하는 분들 같아요.” 누군가의 너스레에 한바탕 웃음 꽃이 핀다. 복작복작. 시끌시끌. 어떤 조합원은 거실에서 양념에 들어갈 배를 갈고, 다른 조합원은 주방에서 무말림무침의 발효를 돕는 찹쌀풀을 쑨다.
식탁 위에 자리를 잡고 재료비와 판매가격을 셈하는 이도 있다.  4월의 어느 화창한 날, 강제동마을모임은 이처럼 생기로 가득했다.
강제동마을모임은 무말림무침을 준비, 한살림충주제천 창립14주년을 기념하는 장터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무말림무침은 한살림충주제천 창립 14주년 기념 장터의 최고 인기품목이었다

 

여섯 명이 손을 모으니 200g짜리 무말림무침 서른일곱 봉지가 한 시간에 뚝딱 탄생했다.
머리를 맞대고 책정한 가격은 300g에 5,000원. 무말림부터 고춧가루, 쌀조청 등 모든 재료를 한살림 것으로 썼음에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다 팔린다고 해도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겠지만, 함께 모여 즐겁게 음식을 만들고 장터를 더 풍성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히 보상받는다고 믿는다.
강제동마을모임은 명맥이 끊겼던 한살림충주제천 마을모임의 계보를 다시 잇는 귀한 모임이다.
 
다섯 가구 이상의 공동체공급이 한살림의 유일한 공급방식이던 시절, 지역 곳곳에서 하나둘탄생했던 마을모임은 한살림 매장이 들어서며 서서히 해체되었다고 한다.
매장을 통해 한살림물품 이용자는 늘어났지만 오히려 한살림운동의 토대는 사라진 역설적인 상황이 10년 이상 지속되었다.
이에 한살림에서는 동 단위로 마을모임에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을 찾았고, 유독 적극적으로 응답한 조합원이 많았던 강제동에서 첫 마을모임이 만들어졌다.
 
모임을 시작한 지 이제 1년. 그동안 소식지를 함께 읽고, 새로운 물품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GMO나 탈핵 관련 공부를 하는 등 그동안 마을모임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강제동마을모임은 이제 참여와 활동을 더해가고 있다.
 
장터에서 무말림무침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한살림쌀을 전달하고, 5월에는 강제동마을모임 구성원만으로 자주점검도 갈 계획이다.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고, 그들 각각이 톱니가 되어 서로 맞물리며 모임의 바퀴를 조화롭게 굴려낸 결과다.

 

강제동마을모임의 다양한 구성은 무말림무침 만들 때도 도드라졌다

 

한살림의 전반적인 소식을 꼼꼼히 챙기는 활동가, 오랜 경험으로 한살림물품 이용법을 꿰뚫고 있는 조합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하는 젊은 부부, 그리고 모임의 대소사를 챙기는 마을지기 등 마을모임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이가 계속 늘고 있다 하니 더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낼 변주를 기대해봐도 좋으리라.
 
마을모임, 소모임 등 한살림운동을 지탱해오던 기초조직이 점차 줄어들어 걱정이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지만 한살림이 뿌린 작은 모임의 씨앗은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싹을 틔우고, 스스로 자라고 있다.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