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두얼굴

있는 그대로의 감자

 

감자는 오랜 세월을 인류와 함께 해온 양식입니다.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감자는약 4천 년 전 척박한 고산지대에서 살던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자연의 선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요. 조선 후기 청나라 사람들이 처음 들여온 이후, 역사 속에서 감자는 왜란과 호란, 자연재해 등에 땅이 황폐해지고 백성들이 굶주릴 때마다 가난의 고통을 함께 나눈 ‘구황작물’이었습니다. 현재는 우리의 밥상은 물론 튀김,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과 화장품, 의약품, 종이 등 생활용품에도 널리 사용됩니다.
이렇게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감자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식품의약처가 ‘GM감자 수입 허용 계획’을 발표한 것입니다. GM감자는 변색되지 않고 독성물질을 감소시킨다는 화려한 가면 뒤에 유전자조작이라는 또 다른 얼굴이 숨어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진짜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GM감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GMO 완전표시제가 필요한 때입니다.

 

 

 

● 수확 시기별 감자

 

– 겨울감자 : 3월 ~ 5월 중순
– 봄감자 : 5월 중순 ~ 6월 중순
– 하지감자 : 6월 중순 ~ 11월
– 가을감자 : 12월 ~ 내년 2월

* 매년 시기는 조정될 수 있음

 

● 한살림 감자 품종

 

– 수미
전체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는 품종으로, 처음엔 주로 감자칩 가공용으로 쓰였으나, 지금은 대부분 식용으로 사용

– 대지마
제주에서 생산하는 감자로, 지역의 토질이 검기 때문에 표면에 검은 흙이 묻어 있으며, 수분함량이 높고 단단해 조림 등 반찬용으로 주로 사용

– 추백
점성이 있는 점질감자로, 조리하면 쫀득쫀득해지고 잘 부스러지지 않아 국, 카레 등에 넣거나 볶음요리에 주로 사용

– 두백
전분 성분이 높은 분질감자로, 포슬포슬한 식감이 특징이며 튀김이나 감자칩 등에 주로 사용

 

 

● 감자생산자에게 듣는다

 

“우리가 키우고 선택한 감자를 먹어야죠”

 

–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김상기 생산자

감자농사를 지은 지 15년째인 파주 천지보은공동체 김상기 생산자. 주로 요리용으로 사용하는 수미 품종을 심어 봄·하지감자를 생산하고 있다.
감자농사는 좋은 씨감자를 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멀리 강원도 인제, 홍천, 횡성 등에서 씨감자를 직접 가져온다고. 2월말 경 비닐하우스 안에 씨감자를 깔아두고 빛이 40% 정도만 들어가게 한 후 25일 정도 둬 싹을 틔운다. 그 사이 토종 닭의 축분을 6개월 이상 숙성해서 만든 퇴비를 밭에 뿌리는데, 이는 땅심을 키우기 위해서다. “한살림 감자는 무농약 이상으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순환농업을 하게 돼요.” 싹이 나면 감자를 40~50g 정도로 나눈 뒤 단면에 볏짚 등을 태운 재를 묻혀 3~4일 보관하고 파종한다. “봄·하지감자는 우리나라 환경과 잘 맞는 편이에요. 하지만 근래에는 기후환경이 급변하면서 재배가 안정적이지 못했어요. 올해도 폭염 때문에 감자가 많이 부족했고요.” 결국은 자연이 짓는 농사이기에 인간 의 기술로는 해결하지 못 하는 일들이 자꾸만 발생한다.
그렇게 110년만이라는 폭염을 겨우 버티고 나니 이제는 정부에서 나서서 GM감자 를 수입한단다. “감자는 식량작물이자 구황작물로 쌀처럼 주식으로 이용하잖아요. 밥상에 올라가는 건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데, 검증되지 않은 것을 주식으로 사용 하겠다니 너무 안이한 생각 같아요. 특히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을 많이 먹잖아요. 무엇을 먹는지는 알아야지요.” 감자가 세계 4대 식량작물임을 감안 하면 GM감자 수입은 분명 엄중하게 다뤄야 하는 문제다.
김상기 생산자는 국가가 의식주(衣食住)의 ‘식’의 문제를 소홀히 한다는 점에서 거 듭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수입은 인위적으로 가져오는 거잖아요. 시장이나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지 않았 죠. 농민 입장에서 값이 폭락한다는 건 2차적인 문제고, 그것을 먹게 될 국민의 선택 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 가장 안타까워요.”

 

GM감자의 습격

 

이르면 2019년 2월, 식약처가 GM감자 수입을 최종 승인한다고 합니다. 이미 옥수수, 콩, 면화, 유채, 사탕무, 알팔파 등 6종의 GM작물이 수입 승인되어 시민들의 먹을거리 걱정이 큰 상황에서 감자까지 추가 승인한다고 합니다. GMO 완전표시제가 실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즐겨 먹는 감자칩이나 튀김 등에 어떤 감자가 사용됐는지도 알 수 없게 됩니다.

 

● GM감자

 

– 이름 : SPS-E12
– 개발 : 2014년 미국 심플로트(Simplot)社 개발
– 특징 :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검은 반점을 줄이고, 고온에 튀겼을 때 발생하는 물질 아크릴아마이드를 감소시키도록 유전자 조작

 

● GM감자 수입 관련 현황과 대응

 

– 2014. 11. 미국 농무부(USDA), GM감자 상업재배 승인
– 2016. 02. 미국 심플로트社, 한국 식약처에 GM감자 승인 신청
– 2018. 04. ‘GMO 완전표시제’ 시행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21만 명 달성
– 2018. 08. 식약처, GM감자 안전성 검사 실시
– 2018. 10. GM감자 승인 규탄 기자회견(한살림, GMO반대전국행동, 김현권 국회의원)
– 2018. 12. 식약처 GM감자 승인 규탄 범국민대회
– 2019. 02. 식약처, GM감자 안전성 검사 결과 발표 및 승인 통보 예정

 

● 검증되지 않은 GMO 안전성 논란

 

심플로트社에서 일하며 GM감자 개발에 참여해 온 과학자 카이어스 로맨스(Caius Rommens)조차도 『판도라의 감자(Pandora’s Potato)』라는 책을 통해 GM감자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식약처는 심플로트사가 제출한 자료로만 GM감자를 심사하였습니다. GMO 안전성 조사는 최소 몇 년 간 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합니다. 식약처는 다시 한 번 GM감자의 안전성에 대해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합니다.

 

 

 

● GM감자를 먹어도 알 수 없는 현실

 

1. 최종 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가 검출되지 않거나, GMO 농산물이 3% 이하로 비의도적으로 혼입된 경우 GMO 표시 면제(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제3조(표시대상) ②항)

 

– 현재도 GM옥수수 및 GM콩으로 만든 식용유와 간장 등 많은 가공식품이 있지만, 최종 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국민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없는 현행 GMO 표시제대신 GMO 농산물이 사용된 식품에는 무조건 그 여부를 표시하도록 하는 ‘GMO 완전표시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2. 식품접객업의 경우 GMO 표시의무자에 해당하지 않음(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제4조(표시의무자) 2호)

 

– 국내 감자는 70%가 식용으로 사용됩니다. GM감자가 들어오면 감자가 들어가는 요리의 원재료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GM감자는 감자튀김을 주목적으로 조작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용될 확률이 높지만, 패스트푸드점이나 일반 음식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소는 현재로서는 GMO 표시 의무가 없기에 우리가 먹는 감자가 GMO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됩니다.

 

 

● 한살림과 함께 GM감자 반대에 적극 참여해 주세요!

 

2014년, 미국에서는 농무부(USDA)가 GM감자 상업재배를 승인했지만, 정작 미국 맥도날드는 GM감자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9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맥도날드에 GM감자를 사용하지 말라고 청원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GM감자에 대해 최종 승인을 발표하기 전입니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막아야 합니다.

 

● GM감자 반대 릴레이 인증샷 운동 

 

– 참여방법 :
1. 종이에 <gm감자 반대한다=””>문구와 반대운동에 함께하길 바라는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2. 종이를 들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다.
3.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본인의 SNS에 #GM감자반대한다 해시태그와 함께 올려 인증한다.
4. 인증샷에 함께하길 바라는 사람을 @태그하고, 참여방법을 안내한다.

 

– 참여기간 : 2019년 1월 31일까지

 

 

GM감자 수입, 현실이 되다

 

최근 GM감자 수입 승인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안전성 심사 과정에서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부실한 표시제, 안전성, 유전자 오염 문제 등을 제기하며 승인에 반대하고 있다.

 

GM감자는 미국 심플로트社가 2016년 2월 식약처에 승인을 요청한 품종(SPS-E12)으로 튀길 때 생성되는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와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검은 반점을 감소시킨 유전자조작작물이다. 현재 이 감자에 대한 안전성, 환경위해성 등의 심사 및 수입 승인 절차는 모두 끝났으며 정부는 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2019년 2월에 공표할 예정이다.

 

심플로트코리아는 국내에서 냉동 프렌치프라이, 감자칩과 같은 성형감자를 판매하고 있는데, GM감자가 수입된다면 당장은 이와 유사한 형태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수입을 승인한 일부 국가들은 생감자의 수입도 허용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생감자 형태로 수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여기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크릴아마이드의 양이 줄었다면 건강에는 오히려 좋지 않을까? 2014년에 미국에서 재배 및 판매를 허가받았을 당시 이 업체는 GM감자가 일반 감자에 비해 아크릴아마이드의 양이 50~70% 더 낮아 건강상의 이익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식품에 포함돼 있는 아크릴아마이드의 양과 암 발생의 연관성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를 튀기거나 커피를 볶을 때처럼 고온에서 만들어진다. 동물실험에서는 발암물질로 확인되었지만 식품으로 섭취할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게다가 식품업체들은 가공 과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이미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감자칩이나 감자튀김에서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의 양이 70%나 감소했다. 굳이 GM감자를 수입 하지 않더라도 그 섭취는 줄일 수 있다.

 

감자의 검은 반점 감소와 관련해서도 안전성 우려가 제기 되었다. 식약처 심사가 끝났을 무렵, 이 감자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공익제보자가 등장했다. 카이어스 로멘스(Caius Rommens) 박사는 『판도라의 감자-최악의 GMO』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연구를 후회하며 GM감자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로멘스 박사는 몬산토에 재직하다 심플로트로 옮겨 GM감자를 직접 개발했던 과학자로, 지난 25년 동안 GM감자와 관련된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어 이번 주장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수입이 예정된 GM감자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다른 종류의 GM작물과 달리 외부의 특정 유전자를 삽입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 일부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결과물이다. 감자 껍질을 벗긴 후 나타나는 검은 반점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PPO(polyphenol oxidase)의 발현을 억제하여 만들었다. 로멘스 박사에 따르면 감자의 PPO를 억제하면 독성 물질이 증가하거나 소비자들이 감자의 감염 여부를 모른 채 섭취 할 수 있다.

 

우선 일반 감자에 비해 알파 아미노아디페이트(Alpha-aminoadipate)의 양이 크게 증가한다. 이 물질은 신경독소로 알츠하이머, 당뇨, 암과 관련이 있다. 다음으로 티라민(Tyramine)이 증가하는데 이 물질을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섭취 했을 때는 혈액에 축적돼 고혈압, 심장 마비, 뇌졸중, 신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세 번째로 차코닌 말로닐(chaconine-malonyl)이 증가하는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물질이지만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감자가 잘 변색이 되지 않아 상하거나 썩은 부분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게 되는 것도 문제다. 검은 반점 등이 생긴 부분을 도려내고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등 일상에서 피할 수 있었던 감자의 나쁜 곰팡이나 박테리아를 섭취해 결국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로멘스 박사의 주장이다.

 

GM감자 개발자인 로멘스 박사가 제기한 위험성이 우리나라의 안전성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고려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정부의 심사 체계는 시민사회로부터 불신을 받아왔다. 위원회에는 업체, GMO 개발자들이 주로 참여해왔고 공익적 관점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회의록도 요약본만 공개하고 있어 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각종 승인 심사는 정부가 직접 실험을 해보는 것이 아니라 업체가 제출한 데이터, 논문, 해외 승인 사례 등을 바탕으로 서류 심사로만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개발 업체에 불리한 정보는 위원회에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공익 위원 참여나 정보 공개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심사 규정에 따르면 30일 이상 일반에 공개하여 의견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이번 GM 감자의 경우에도 한 달 간 의견을 받았으나 단 한건도 제출되지 않았다.

 

식약처의 편향된 GMO 안전성 심사과정에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은 위원회 결정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가능하도록 심사 과정 전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나아가 시민들의 우려나 사회의 다양한 가치가 승인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김병수 성공회대학교 교수

글을 쓴 김병수님은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과학기술학을 공부했다.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유전자전문위원, 시민과학센터 부소장으로 활동했으며 지은책으로 『불확실한 시대의 과학 읽기(공저)』, 『한국 생명공학 논쟁』, 『침묵과 열광(공저)』 , 옮긴책으로 『인체시장』, 『시민과학』 등이 있다.